2020. 3. 11. 20:45ㆍCulture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연극 <심청>을 봤습니다.
제5회 서울연극인대상 시민평가단 선발되어 본 두 번째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강백 극작가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가겠습니다.
연극 제목 앞에 그냥 심청이 아닌 ‘이강백의’ 심청이라고 쓰인 이유는 이 작품이 연출의 작품보다는 작가의 작품으로 먼저 홍보를 원하기 때문이죠. 극작가 이강백은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다섯」이 당선되어 등단이래 1970년대의 억압적인 정치‧사회 상황하에서 제도적인 폭압 체계를 상징적으로 풀어내는 데 성공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셋>,<알>,<파수꾼>, <결혼>, <북어대가리> 등이 있습니다. (출처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이강백 작가는 칠순이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활발히 집필 중입니다. 이번 <심청>도 작년에 초연한 작품입니다. 심청전의 작가가 제물을 바다에 바치던 선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죽음 앞에 선 산 제물과 선주의 입장에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선주의 시선에서 바라본 심청전의 재해석
이강백의 <심청> – 극단 떼아뜨르 봄날
2017.03.12 두산아트센터 space111
해마다 어린 처녀들을 제물로 바쳐오며 중국과의 무역을 해 온 선주. 죽음을 앞둔 나이가 되고 그의 마지막 제물이 될 간난은 바다에 빠지지 않겠다고 버팁니다. 세 아들이 선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간난을 설득합니다. 간난이 가엾어진 선주는 간난을 도망시키려고 하지만 그녀는 결국 제물의 길을 선택합니다. 떠나가는 배의 뒷 전에서 선주는 쓸쓸히 죽음을 맞이합니다.
<심청전>에서는 조연이였던 선주가 이강백의 <심청>에서는 당당히 주연으로 등장합니다. 게다가 심청전을 쓴 사람이 선주였을 거라는 작가의 설정이 신선합니다. 작가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을지 관객들에게 다양한 화두를 던집니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 이수인 연출의 스타일은 다분히 연극적입니다. 라이브 연주자와 배우의 호흡이 간결하고 정갈하게 잘 맞아떨어집니다. 무대 움직임도 넘침 없이 녹아있습니다. 그 중 차남역 신안진 배우의 안정된 발성과 연기의 완급 조절이 눈에 띕니다.
전반적으로 연극다운 연극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굳이 공연 제작에 피드백하자면 첫 번째 마이크를 사용한 보컬의 볼륨이 너무 커서 극 진행을 방해합니다. 살짝 볼륨을 낮춰 노래하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글씨 배우는 장면 등 지루한 장면을 정리하여 긴 러닝타임을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희곡의 여백을 표현하는 건 좋지만, 이 부분부터 살짝 졸았습니다. 이런 점들이 보강된다면 한번 더 보러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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