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1. 22:39ㆍCulture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20세기 러시아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설가이자 희곡 작가 미하일 불가코프의 장편 소설(원제는 Mастер и Mаргарита)이다. 판타지적인 작품으로 러시아에서는 영화, 연극으로도 올라갔으며 할리우드에서도 영화화 시도가 있다가 엎어졌다는 설도 있다. 대도시 한복판에 나타난 악마 일당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사건들과 정신병동에 있는 거장, 그리고 거장과의 재회를 위해 마녀(여왕?)가 되는 마르가리타의 이야기로 1930년대 소련 사회의 풍자가 곳곳에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이 방대한 이야기를 명품극단이 가장 큰 기둥 줄거리만 꺼내어 연극으로 만들었다. 최근 대학로에서 올라가는 연극은 텍스트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라 무대 연출적인 면이 아니라 배우들의 대사로 극을 이끌고 가는 작품들이 많은 편이다. 연출가의 색깔, 극단의 색깔 따위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나는 연극이란 함은 무대 미학이 살아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희곡, 좋은 연기와 함께 무대 적 상상력을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연극이야말로 진정 최고의 연극이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이번 명품극단의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최근 본 연극 중에서 그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작품이었다. 플라잉 요가의 천을 이용하여 반라의 마르가리타가 하늘을 나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점이나 마스크와 천을 이용한 액자구성의 꼭두각시극은 연출가의 세련된 연출력이 느껴졌다. 또한, 배우들의 신체적 훈련이 많이 되어 고난도 동작도 잘 소화해 냈다. 단 너무 많은 내용을 축약하고자 스토리 면에서는 이해도가 좀 떨어졌지만, 원작을 읽어보고 싶게 만든 촉매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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