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주영 회장이 북한에 보낸 소들은 모두 먹을 것이 없어 굶 어죽었으며, 싣고 갔던 트럭은 부대에서 미사일 이동발사 차량으로 사용한다라는-_-; 어처구니 없는 사건의 폭로. 북한은 아직 물질적 지원을 해 봤자 그건 진정으로 돕는 게 아니다.
“현대가 보낸 소 굶어죽어”
현대가 북한에 보낸 소 1001마리는 거의 다 굶어죽었다고 들었다. 인민군 목장에 배치됐는데, 먹일 게 없어 6개월도 안 돼 그렇게 됐다. 현대가 보내준 사료는 금세 동이 났고, 사료값만 수백만달러가 필요한데 돈이 없었다. 조선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들과 산의 풀을 뜯어먹고 살 때라 목초를 확보할 수 없어 소들은 굶을 수밖에 없었다.”
북한고위층 망명객 김태선씨(52)는 최근 ‘뉴스메이커’ 인터뷰에서 비밀스러운 북한 내부 사정을 공개했다. 북한 내각 경공업성 책임지도원 겸 북한·체코 합작회사 사장을 지낸 김씨는 특히 경제분야의 망명·탈북자 중 최고위층이다. 그의 한국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군인들이 목초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그 많은 소가 먹을 풀을 마련할 수 없었다. 소들이 다 죽자 담당 부대는 책임모면을 위해 남쪽 안기부가 음모를 꾸며 강제로 피대(고무가 섞인 천)를 먹였다고 상부에 보고하고, 죽은 소의 위에서 플라스틱과 피대조각이 나왔다고 거짓 증거를 댔다”고 폭로했다. 당시 남쪽에서는 ‘소들이 트럭에 실려 장거리를 이동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아 죽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 실제로는 억측이었던 셈이다. 김씨는 또 “소를 운반한 뒤 북한측에 무료제공된 대형 트럭들은 전부 군부대로 옮겨져 미사일 이동발사 차량으로 활용됐다”고 털어놓았다.
김씨가 공개한 북한의 ‘이상한’ 합영회사 운영방식은 충격적이었다. “은행들이 합영회사에 참여한 외국 기업가의 투자금을 떼먹어 항의를 받는 일이 잦았다. 합영회사의 북측 사장으로 있으면서 여러 차례 경험했다. 돈을 떼이자 화가 난 중국의 조선족 기업가가 평양의 합영회사 사무실로 와 6개월간 먹고 자며 당국에 항의하다가 국가보위부에 의해 간첩 혐의를 쓰고 사형당한 일도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당국은 평양 인구를 일정하게 조절하기 위해 매년 평양 밖으로 쫓아낼 인원을 기관·기업소별로 할당하고 있다고 김씨는 전했다. 결국 ‘빽’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이 축출된다고 한다. 특히 장애인들은 어김없이 쫓겨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방으로 축출된 사람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을 금세 깨닫고, 친지들이 사는 평양으로 몰래 숨어들어온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북한은 6·15 남북정상회담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의 위대성을 흠모한 나머지 ‘배알’하기 위해 방북한 것으로 주민들에게 거짓 선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회담 당시 북한 TV는 김 전대통령의 당당한 모습은 내보내지 않고 어두운 표정을 짓는 장면만 방영해 북한 주민들이 김 전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저런 사람이 대통령을 하나”라는 의구심을 가졌다고 김씨는 소개했다.
북측은 개성공단을 통해 외화를 챙기고 남측 내 반미 움직임을 야기해 미국을 남측에서 몰아내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김씨는 내다봤다.
김씨는 또 북한 고위인사들의 동향도 말했다. 먼저 연형묵 자강도당 책임비서 겸 국방위원은 김위원장에게 직언을 할 만큼 강직하고 성실해 김위원장의 신임이 두텁고,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1998년 자강도 현지지도에 나선 김위원장에게 ‘인민들이 굶어죽고 있으니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로 강하게 건의했으며, 호위병들이 권총을 빼들고 발사하려는 순간 김위원장이 “연비서 말이 맞다”고 제지해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김씨는 연비서를 “통일 대통령감”이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또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중앙위 비서와 최근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전 노동당 중앙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사돈간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황 전비서의 외아들과 장 전부부장의 누나의 딸이 결혼했다는 것이다. 황 전비서의 아들은 몇 년 전 신의주를 통해 외부로 탈출하려다 붙잡혀 현재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안다고 김씨는 밝혔다.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에 2000명을 보내 벌목과 건설, 채소 농사 노동자로 일을 시키고 있고 또 불가리아와 쿠웨이트-리비아에는 건설노동자, 아프리카 앙골라엔 의료단, 사우디아라비아와 체코엔 재봉 및 신발제조공장 노동자로 총 1000여명의 인력을 송출했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체코엔 스무 살 안팎의 여성노동자 400명이 파견돼 있으며, 이들은 1주일에 6일, 하루에 12~14시간씩 일하고 월 150달러가량을 받지만 이런 저런 명목으로 당국에 돈을 뜯겨 수중에 남는 건 20~30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귀국할 때 선물을 사가거나 돈을 가져가기 위해 주로 식비를 아끼는데 월 식비로 5달러만 쓰는 노동자가 많다”고 전했다. 조호연 기자/뉴스메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