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에 밀려 찬밥된 토요명화
2005. 1. 3. 14:03ㆍ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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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오늘 KBS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더니 새해 벽두부터 X자 마스크를 한 성우분들이 식당을 가득 메우고 계셨습니다. 1월 8일 토요명화 폐지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더군요. 겨울연가가 재방송된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아예 토요명화 시간대 인줄은 몰랐습니다.
점점 공중파에서 외화가 사라지고 케이블에서는 자막방송이 판을 치고 성우분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갑니다. 그동안 공중파는 아무도 볼 수 없는 시간대에 외화를 편성하고, 해외 고퀄리티의 외화에 대한 투자가 없었습니다. 예전에 X파일만해도 편성시간이 점점 새벽녘을 향해 갔던 걸 기억합니다. 찬밥 외화. 찬밥 성우. 만만한 게 외화이니 수없이 재방했던 겨울연가에 토요명화가 밀려버리고 만 것입니다. 이것이 현재 공중파에서의 더빙 외화의 현실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빙영화의 필요성과 공중파의 외화 괄시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영화계의 호황으로 인하여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는 인구도 많아지고 많은 케이블 채널이 생기면서 이미 TV에서는 영화가 홍수를 이룹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자막 영화입니다. 자막 영화는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습니다. 왜 더빙영화가 공중파에서 유지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적어보겠습니다. 첫째, 소외된 계층(글을 읽지 못하는 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공중파가 해야 할 역할이 있습니다. 둘째, 자막은 영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너무 부족합니다. 화면크기가 작기 때문에 표현되는 자막은 한정되고 대사의 의미를 생략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영화 감상을 위해서는 더빙이 필수입니다. 셋째, 저희 부모님같이 좀처럼 영화관에 가지 않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유지돼야합니다.
이와 더불어 아직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해외의 좋은 외화들이 많습니다. 일부 불륜, 3류 싸구려 드라마를 만들 돈으로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투자를 해줘야 합니다. 그나마 MBC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CSI'를 보여줬는데 KBS는 최근 김윤진이 출연한 '로스트'라는 외화를 사 놓고도 홍보도 부족하고 보기 힘든 토요일 오전이라는 시간대에 편성을 하여 과연 이걸 시청자들이 보라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앨리맥빌', '프렌즈', '시티 앤 더 섹스' 등 공중파에서 더빙으로 보고 싶은 맘이 간절합니다.) 이래놓고 외화는 시청률이 안 나온다니 인기가 없다느니 이런 이유로 이렇게 쉽게 토요명화를 밀어버리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 이번 사태가 성우들의 단지 밥그릇 사수를 위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KBS 편성팀에서는 부랴부랴 토요명화는 폐지가 아니라 두달만 한시적으로 '겨울연가'가 방송되는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수없이 재방송 되었던 드라마를 토요명화를 대신하여 편성한다는 것은 편성팀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일본 아줌마들이나 좋아하는 거지 지금 한국에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데 말이죠.
이번 사건을 계기로 KBS는 진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더빙영화/외화에 대한 성의있는 투자와 편성을 해야 할 것이며, 성우도 이제 누군가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겨주기보다는 스스로 노력해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가만히 안주해 있으면 끓는 물속의 개구리밖에 될 수 없습니다. 노파심에 한마디 더 하자면 또 이럴 때면 한 번씩 나오는 영어공부를 위해 자막 영화를 봐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의견은 반사합니다. (영어공부는 케이블, 혹은 각종 어학교재로 충분히 가능하니깐 공중파에 해당이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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