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친구야 : 해피 투게더 - 프렌즈

2005. 8. 3. 19:34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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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편은 아니나 본의 아니게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어머니가 틀어놓으시는 TV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다가 본방은 못 봤지만 재방, 삼방은 꼭 보게 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KBS 2TV에서 하는 <해피 투게더-프렌즈>이다.

목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해피 투게더>는 신동엽, 이효리에 이어 유재석, 김제동의 쟁반 노래방 코너로 장수를 하다가 이번에 개편을 하면서 초등학교 친구찾기 코너로 대변신을 했다. 나이가 들어 얼굴이 변한 진짜 초등학교 동창들을 가짜 친구들 사이에서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다. 20여 년 이상 만나지 못했다가 찾으려고 하다 보니 출연자들은 종종 자신의 친구를 알아보지 못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기도 한다.

그러나 학창시절 짓궂은 장난쳤던 일들, 누가 누구를 좋아했다는 첫사랑의 이야기들, 그 당시의 친구들 성격들 등 출연자들의 학창시절 에피소드를 듣고 나서 그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실재 인물로 나타나면 마치 나도 아는 사람인 양 감정이입이 이불솜에 물 먹듯 금세 된다. 한참 아이러브스쿨이 인기를 끌면서 초등학교 친구찾기가 대유행을 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재미라는 요소를 더 추가해서 한 명의 연예인의 추억의 일기장을 들쳐보면서 그 일기장에 등장하는 실재 주인공들을 만나게 해 주는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다.

자신의 초등학교 동창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연자가 손을 내밀며 애타게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릴 때, "반갑다 친구야"라는 친구의 말 한 마디에 출연자나 진행자나 TV를 시청하고 있는 사람이나 모두 자연스럽게 환하게 웃으며 손뼉를 칠 수 있는 걸 보면 우리 모두가 다 가식 없고 순수했던 학생시절을 지낸 사람들이기에 가능한 거 같다. 내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초등학교 시절 나는 그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